열두 번의 좌절과 열두 번의 오케이
'한달살이' 기획자에게 한 달이라는 주기는 짧고도 짧게 느껴집니다. 매월 15일, 약속한 뉴스레터를 발행하기 위해 촘촘한 계획을 꼼꼼히 지켜야 하기 때문이지요. <월간 소전서림>은 인스타그램에서 공유하는 내용보다 다소 긴 분량의 콘텐츠를 담고자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그런 마음을 한 코너, 한 코너에 꼭꼭 눌러 담아 천여 명의 구독자에게 날려보내고 있습니다. 매달 어떤 이야기를 담을지 고민하고, 섭외 메일을 작성하고, 요청한 원고를 다듬으며 보낸 시간이 벌써 1년이 되었네요. 재미없는 건 사절, 한 코너라도 대충대충은 허락할 수 없는 까다로운 관장님의 컨펌 앞에서 열두 번의 좌절과 열두 번의 오케이를 얻어낸 시간이었습니다.
올해 8월은 🎉회원제 리뉴얼 1주년, 그리고 🎉뉴스레터 1주년을 맞아 '회원 특집'을 기획했습니다. 이번 달 만큼은 다른 코너를 제외하고 소전서림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열심히 이용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만 담았어요. 뉴스레터 말미에 숨어있는 이벤트도 놓치지 마세요. 늘 그렇듯, 적극적으로 참여하시는 분들께 푸짐한 선물을 드리니까요. 서문이 다소 길었는데요. 요점은 이것입니다. <월간 소전서림>이 앞으로도 좋은 콘텐츠를 담는 뉴스레터가 되도록 많은 관심과 격려 부탁드려요! 그리고 연간회원권 연장하세요~ 여러분! 😘
💎 이번 달 이야기
[PEOPLE] 소전서림 ‘애착회원’ 밀착 인터뷰
[SOJEON READING CLUB] 소전독서회 ‘열정회원’ 인터뷰
[EVENT] 회원제 리뉴얼 & 뉴스레터 1주년 기념 <월간 소전서림 모의고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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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제 리뉴얼 이후 많은 분들이 소전서림을 찾아주고 계시죠! 2천 명 회원 중 1호 회원이라서, 다양한 모임에 자주 참여하셔서, 도서관을 열심히 이용해서 등등 각자만의 이유로 도서관에서 마주치면 반갑게 인사를 나눌 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이처럼 소전서림과 친밀도를 높게 쌓아가는, 일명 '애착회원' 분들을 만나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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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전서림 최초 회원이시죠. 소전서림을 어떻게 알게 되셨는지, 그리고 회원이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3년 전에 소전서림 근처로 이사를 오게 되었어요. 어느 날 저녁에 동네 산책을 나왔다가 새로 생긴 와인바를 발견했지요. 그래서 들어갔는데 그 날이 소전서림 개관일이었던거예요. 처음엔 그곳이 도서관인 줄도 몰랐죠. 그때도 지금처럼 1층에 와인바가 있었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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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한 잔만 마시고 가려고 했는데 관장님을 만났고, 공간을 둘러보면서 동네에 숨겨져 있던 보석 같은 곳을 발견한 것 같아 기뻤어요. 마침 저도 책 읽는 걸 좋아하고, 미술계에서 일을 하다 보니 곳곳에 미술 작품이 걸려있는 공간이 너무 매력적이어서 바로 회원가입을 하게 되었죠.
소전서림 생일에 꽃을 선물해 주셔서 무척 감동이었어요. 💐 공간에 대한 애정을 표할 정도라면 정말 특별한 곳 일텐데, 도현 님께 소전서림은 어떤 곳인가요?
외국에서 오랜 유학 생활을 마치고 돌아오니 본가가 청담동으로 이사를 했더군요. 다른 곳에서 오랫동안 살다 와서 동네에 마음 붙일 곳이 없었는데 정말 우연히 소전서림을 알게 되고 회원이 되었지요. 그 덕분에 동네에 애정을 갖게 되었어요. 방문할 때마다 환대해 주는 분들이 있고, 제가 좋아하는 술과 예술을(웃음)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보니 개인적으로 더 애정이 생기는 것 같아요.
소전서림을 오랫동안 지켜봐온 회원으로서, 나만의 소전서림 이용법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저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LC4 의자가 있는 1인 서가를 가장 좋아해요. 누워서 책을 읽는다는 게 공적인 공간에서 어느 정도 편히 흐트러질 수 있는 느낌을 줘요. 그리고 저는 도서관 이용 후 1층 바를 이용해 보는 걸 추천해요. 책 읽고 칵테일 한 잔 마시는 코스를 너무 좋아합니다.
지난 5개월간 <월간 소전서림>의 SPACE 코너에 필진으로 참여한 경험은 어땠나요?
(🤗<월간 소전서림> 6호에서 11호의 해외 책 공간 소개는 도현 님의 글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너무 즐거웠어요. 필진으로 참여한다는 게 영광이었고요. 마침 해외여행 일정이 있었고, 원고를 써야 하다 보니 일부러 책이 있는 공간을 찾아보게 된 여행이라 저에게도 새로운 경험이었고, 책이 있는 공간에서 머물며 사람들을 관찰하는 시간을 가졌던 게 특히 좋았어요.
소전서림에서 가장 좋아하는 책을 소개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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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조르바』니코스 카잔차키스, 열린책들
유학하는 동안 선택해야 하는 것들이 많아서 괴로웠던 시기가 있었거든요. 그럴 때마다 조르바가 혼내는 것 같았어요. 상황에 맞게 즐길 수 있는 선택을 하라고 일침하는 것 같아서요. 『그리스인 조르바』 덕분에 그런 순간이 닥칠 때마다 쾌활하게 생각하려고 노력하게 되었고 문학이 용기를 준다는 걸 깨닫게 되었어요. 그래서 아끼고 좋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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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소전서림을 어떻게 이용하는 편인가요? (방문하면 책만 읽으시는지? 소전서림 프로그램에도 참여하시는지 등)
우선 음료를 한 잔 사서 도서관으로 내려와요. (🍹투바이투 카페의 카모마일 아이스티 추천!) 방문할 때마다 신간 코너를 한 번씩 체크하는데요.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어떤 책들이 들어왔는지 확인하고 신간 코너에서 실물 책을 살펴봅니다. 3시간 정도 머무르면서 주로 책을 읽고, 복잡한 머릿속을 메모로 풀어내면서 기분 좋게 소진되는 느낌을 받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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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전서림에 오면 유난히 생각의 환기가 잘 되는 느낌이라, 문득 떠오르는 아이디어와 놓치고 있던 생각들을 많이 메모하고 간답니다. 소전서림의 프로그램은 인스타그램의 공지를 보고 재빠르게 신청해요. 김영하, 정보라 작가님을 만나는 자리와, 소전서림에서 기획하는 가배도 행사에도 참여했어요. 저는 코로나 시대의 비대면 행사에 다소 지쳐서 이렇게 관심있는 작가와 대면하는 자리가 참 소중하고 좋더라고요.
제가 회원제 가입하고 얼마 되지 않아서 소전독서회가 생겼거든요. 새로 생긴 모임들이 너무 대중적인 책들만 상대하지 않아서 마음에 들었어요. 그래서 소전서림에서 모임을 만들면 다소 낯선 책들로도 독서 모임이 가능하겠구나 생각했고요. 그래서 제가 개인적으로 관심있는 주제를 가지고 모임을 만들고 싶단 생각을 했었는데 마침 <내만소> 프로그램이 생겨서, 꼭 제 마음을 알아주는 것 같았죠. 사실 생각보다 강남에서 괜찮은 독서모임 하기 힘들더라고요. 저는 홍대, 서촌보다는 소전서림이 접근성이 좋기 때문에 이곳에서 좋은 모임을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다시 <내만소>에 참여하신다면, 어떤 주제의 모임을 만들고 싶나요?
*최서연 님은 지난 5~6월에 <소설로 만나는 동남아시아> 독서 모임을 진행했었습니다.
영국 식민통치에 영향을 받았던 사회를 배경으로 하는 문학 작품들을 생각해 봤어요. 특히 유럽의 식민지배를 받던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백인들은 어떻게 살아갔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어보고 싶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공통의 역사로 얽혀 있는 책들을 연결해서 읽어보면 어떨까 합니다.
소전서림에서 가장 좋아하는 코너를 소개해 주세요.
소전서림의 많은 서가 중 두 칸이 채 되지 않는, 'G - 기타 아시아' 라는 작은 코너가 있어요. 비서구 문학이 가득한 이곳이 저의 보물창고인데 다른 도서관에서는 찾기 어려울 법한 책들이 많아요. 개인적인 관심사와 직업 때문에 동남아 문학을 많이 접하는데 이 서가에서 책을 고르면 자연스럽게 아랍, 중동 문학도 꺼내 보게 되더라고요. 저는 역사나 사회과학책에서 설명할 수 없는, 시대를 통과한 개인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 좋아요. 그 시대를 들여다볼 수 있는 하나의 창으로 기능하는 것 같아서요. 그리고 영미문학 비평서도 좋아해서 메인홀 2층에 숨어있는 비평서 코너도 좋아합니다.
서연 님 만의 소전서림 이용 방법이나 팁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그리고 소전서림에서 가장 좋아하는 책을 골라주세요.
소전서림 앱에 도서 검색 기능이 있잖아요. 검색 기능을 사용하면 방문하기 전에 오늘 어떤 책을 찾아볼지 참고할 수 있어 유용하더라고요. 책을 미리 찾아보고 독서 계획을 세울 수 있어 도움이 돼요. 그리고 찜하기 기능도 있는데, 이런 식으로 관심 도서 리스트가 생성되니까 좋더라고요. 그리고 최근에 알게 되었는데, '미션 달성 스탬프'가 있더라고요. 이걸 하나씩 모으는 재미도 상당히 크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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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킴 투이의 『앰』을 골랐습니다.
제가 독서 모임을 진행했던 책인데, 베트남 역사와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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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민 님은 소전서림을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 회원제 이전에도 소전서림을 이용하셨는지, 회원이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소전서림은 근처를 지나가다가 우연히 알게 되었어요. 건물이 독특하고 눈에 띄잖아요. 여긴 뭐 하는 곳이지? 하고 살펴보게 되었죠. 회원제 이전에는 반일권으로 종종 이용했었고요. 올봄에 오랜만에 다시 방문했더니 연간회원제로 바뀌었더라고요. 그래서 그날 바로 가입을 했고, 이전보다 훨씬 자주 방문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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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전서림을 어떻게 이용하고 계신가요? 나만의 이용방법이나 좋아하는 코너에 대해 얘기해 주세요.
저는 평일 낮에 주로 방문하는 편입니다. 집중해서 책을 읽고 싶을 때 소전서림에 와요. 노트북 작업을 할 때도 있지만 주로 책을 읽습니다. 집이나 카페보다도 집중이 훨씬 잘 되거든요. 주로 1인 서가의 라운지 체어들이 편해서 애용하고, 예담도 좋아해요. 예담 1인 소파에서 독서하면 정말 책이 잘 읽히더라고요. 프로그램은 독서회가 궁금하긴 했는데 관심 있는 모임이 빨리 마감이 되어 참여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탁민 님의 독서와 문화생활에 소전서림이 어떤 영향을 주나요?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소전서림에 책을 읽으러 오기 때문에 제 독서 생활에 좋은 영향을 주는 곳임은 틀림없고요. 책 읽는 데 필요한 몰입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게 참 좋습니다.
소전서림을 이용하면서 만족스러운 점은 무엇인가요?
저는 경제경영서와 에세이 장르를 즐겨 읽는 편이에요. 소전서림에는 좋은 책들을 큐레이션 해서 도서관 곳곳에 비치해 두는데, 저는 그런 소전서림의 제안들이 믿음직하고 좋아요. 소설을 잘 안 읽는 편이라서 그런 제안이 잘 모르는 분야의 탐험을 어렵지 않게 도와주거든요. 양질의 도서를 편안한 분위기에서 집중해서 읽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만족스럽습니다. 그리고 좋은 공간에 가면 어떤 사람들이 이런 공간을 만들어나갈까 궁금해지기도 하는데, 소전서림에 일하시는 분들은 대개 친절해서 방문할 때마다 기분이 좋아요.
소전서림에서 가장 좋아하는 책을 골라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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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 이민진, 인플루엔셜, 2022
저는 이 유명한 작품을 드라마로 먼저 접하게 되었어요. 꽤 재미있게 봐서 인상 깊었는데 마침 새로 읽을 책으로 어떤 소설을 읽어볼까? 고민하다가 원작 소설을 읽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새벽까지 잠을 미루면서 열심히 읽었네요.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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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소전독서회에 참여하시는 약 60명의 분들 중 '열정회원' 네 분께 물었습니다. 소전독서회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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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환 님은 소전독서회의 시즌을 통틀어 회원들 중 가장 많은 모임에 참여하셨어요. (게다가 완독률과 출석률도 높습니다.) 이 열정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우선 소전독서회의 도서 큐레이션과 진행자 섭외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요. 독서회장님들이 고르는 책들이 평소라면 스스로 고르지 않았을 책들이라는 것, 그리고 참여하는 회원들이 연령대나 직업이 다양해서 좋아요. 그만큼 다양한 책을 접할 수 있고, 각기 다른 의견을 들어볼 수 있잖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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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대화를 통해 타인과 생각을 나누면서 내가 더 확장되는 느낌이랄까요. 전반적으로 독서회를 통해 사고가 넓어지는 느낌이 좋아요.
독서회 참여 외에 소전서림을 어떻게 이용하고 계시나요? 미환 님만의 소전서림 이용법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저는 소전서림의 가장 큰 장점이 예담의 도록이라고 생각해요. 국내외의 가장 최근 전시 도록을 비치해 둔 예담의 아트나우가 인상깊어서 도서관에 오면 먼저 이곳부터 둘러보죠. 지금 어디에서 어느 작가 전시를 하고 있구나 하고 살펴보면서 저도 세계적인 관점에서 동시대를 느껴볼 수 있으니까요. 또 다른 장점은 절판된 양서들이 많다는 건데요, 어떤 책을 읽다가 책 속에서 발견한 다른 책들이 절판된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럴 때 소전서림에서 찾아보곤 해요. 마지막으로 책을 작가별로 모아둔 덕분에 그 작가의 히스토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어 좋아요. 가끔씩 벽에 걸린 미술 작품이 바뀌는 걸 발견하는 것도 재미 있답니다.
평소에도 책을 많이 읽으실 것 같은데, 주로 어떤 책들을 가까이 하시나요?
저는 확실히 소설을 많이 읽는 편이에요. 소설을 읽으면서 그 작품 속 시대를 알 수 있는 역사책을 함께 읽어요. 소설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하면 이 작가는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지고, 그 작가가 살았던 시대를 공부해 보고 싶고, 그 시대를 알고 나면 동시대 다른 작가의 글도 궁금해지는 식이죠. 책에서 궁금한 것들이 연결되어 호기심이 샘솟을 때 큰 즐거움을 느껴요.
미환 님의 독서 세계에 소전서림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궁금해요.
영향을 많이 주죠. (웃음) 조용히 책 읽기의 사색이 가능하고, 양질의 독서회를 통해 입체적인 독서가 가능하다는 점, 또 독서회는 새로운 인연을 만나게 되는 계기도 되잖아요. 나이가 들면서 인연에 집착하지 않게 되었지만 그래도 새로운 만남이 설레는 건 사실이거든요. 이런 즐거움 모두 소전서림을 통해서 얻게 되는 것들이죠.
한마디로, 미환 님께 소전서림은 ____다 !
소전서림은 도심 속 고궁 산책이다! 고궁이란 곳은 조용히 사색할 수 있는 공간이잖아요. 산책이란 건 혼자 해도 좋고 함께 해도 좋은데, 소전서림은 이런 고궁과 산책에 어울리는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소전서림에서 가장 좋아하는 책을 골라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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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코메티-영혼의 손길』, 제임스 로드, 을유문화사
이 책은 작년 박재홍 피아니스트의 콘서트에서 박재홍 군이 추천했던 책이에요. 저에게는 이 콘서트가 본격적으로 소전서림에 열심히 와야겠다고 마음먹게 해준 행사였거든요. 소전서림에서 처음 읽었던 책이라 골랐습니다. 책을 도록과 함께 보면 정말 입체적인 경험을 할 수 있을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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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빈다 님은 소전독서회 이외에도 소전서림의 다른 프로그램에 종종 참여하셨던 걸로 기억해요. 소전서림에 계속해서 발걸음 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나의 세계를 넓혀주는 것이 문학이라고 생각해요. 제 오른발은 현실에 단단히 뿌리를 두고 일상을 차분하고 꼼꼼하게 살아가려고 부단히 노력해요. 동시에 왼발은 사색과 사유의 공간에 두고 나만의 시간, 특히 독서하고 곱씹어 보는 시간을 통해 세계를 유영하곤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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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천천히 조금씩 부유하듯이 생각의 유영을 하다 보면 나의 세계 또한 시나브로 넓어지는 거 같아요. 이렇게 현실의 오른발과 사유의 왼발이 균형을 맞추면서 제 삶이 건강해진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면서 한편으로는 계속해서 사유하기 위해서 소전서림을 계속 찾게 되는 것 같아요.
고빈다 님은 독서회 시즌 1,2 모두 동일 모임(서치와 함께 읽는 고전 문학)에 참여하고 계시죠. 이 모임의 출구 없는 매력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시간은 분명히 한정되어 있고, 우리는 모든 책을 다 읽을 수 없잖아요. 그래서 저는 유한한 삶을 단단히 살기 위해 양서를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서치와 함께 읽는 고전 문학>모임에서는 시간의 세례를 받은 고전을 건네 주시고, 그 안에서 작가의 정수라 불리는 세 작품을 다시 선별해 주니 출구 없는 매력으로 빠져들 수 밖에 없더라고요. '나쓰메 소세키'의 문체를 좋아하는 마음 때문에 시즌 1에 참여했었는데,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보고는 시즌 2를 지나칠 수 없게 되었어요. 아직 시즌 2가 진행 중이지만 관장님의 다음 독서회에서는 어떤 작가와 작품을 건네주실지 벌써부터 궁금해져요.
독서회에서도, 오픈채팅방에서도 활발하게 의견을 내시는데요, 평소에도 책을 읽고 누군가와 감상을 나누거나 토론을 하시나요?
늘 그럴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상대방이 오해하지 않게 내 마음의 뜻을 정확하게 전달한다는 게 쉽진 않잖아요. 마음이 서로 통하도록 대화를 잘 건네는 능력, 왜곡되지 않게 정확히 의도를 파악해 주는 상대방의 혜안과 따뜻한 마음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대화는 혼자가 아니라 같이 하는 거니까요. 서치 독서 모임에는 그런 혜안과 온심을 가진 분들, 좋아하는 작가와 책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분들이 모여 있기에 저도 용기 내어 책 읽은 후의 감상을 꺼내는 것 같아요.
고빈다 님의 독서, 문화생활에 소전서림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궁금합니다.
물리적 거리상 최단거리 거주 회원이 저라고 확신할 만큼 소전서림과 가까운 곳에 살고 있어요. 직접적 영향권에 거주하는 만큼, 그때그때 소전서림에서 내보이는 홍보물들을 통해 문학 작품을 접하게 되더라고요. 개관한 해에 동북아시아 동시대 작가 문학 포스터를 보고서 루쉰의 『아Q정전』,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 이광수의 『무정』을 꺼내 읽었고요. 북아트갤러리에서 아름다운 북아트를 들춰본 기억도 나네요. 작년 봄쯤, 도서관 내 서가를 알록달록하게 꾸며 둔 코너에서 색(色)과 주제를 연결한 큐레이션도 인상 깊게 보았어요. 한겨울 쌓인 눈과 추위로 거리에 인적도 드물었던 밤,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 문장을 담은 포스터를 보았을 땐 그 자리에서 마음이 설화되어 하염없이 바라보다 『설국』을 읽었고요. 올해부턴 본격적으로 소전독서회를 통해 같은 책을 함께 읽고 생각을 나누는 단계로 성장하게 되었네요.
소전서림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과, 책을 한 권 골라주세요.
소전서림으로 들어가는 초입인 그곳, 나선형의 하얀 계단이 좋아요. 여행을 계획하고 출발할 때의 설렘이 기분을 끌어올려 주듯이 다운된 조도와 나선형으로 굽어 돌아가는 계단을 한 칸 한 칸 내려갈 때, 바깥의 소음과 빛으로부터 한 걸음씩 멀어져 가며 곧 만날 책과 나만의 시간에 설레고 행복해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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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책으로는 카를로스 푸엔테스의 『아우라』를 권해봅니다. 인생의 가장 찬란했던 순간을 영원히 간직하려는 한 여인의 집요한 욕망을 아름답고도 서늘하게 그려낸 작품이에요. 인간의 실재와 불멸의 이미지라는 주제에 빠져 사유하다 보면 올여름 더위는 저 멀리 가버리게 될 듯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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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회에 부부가 함께 참여한 경우는 처음이에요. 어떻게 이 모임에 두 분이 함께 하게 되었나요?
(가람마살라) 저희가 직업적으로 음악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어요. 남편은 음악, 저는 소설에 취향과 일가견이 있다보니, 이혁진 작가의 <소설가와 음악> 모임이 같이 대화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 같아서 신청하게 되었어요.
평소 소전서림을 어떻게 이용하시는지도 궁금합니다. 각자가 도서관을 이용하는 방식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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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함) 저는 독서만을 위해 방문한다기보다 개인적인 일도 처리할 겸 방문하는데요. 둘러보다가 흥미로운 책을 발견하면 읽기도 합니다.
(가람마살라) 남편이 말은 이렇게 하지만, 제가 제안하는 것들에 잘 응해주는 편이에요. 책 속에서 자기만의 인사이트를 발견하고 영감을 창작으로 이어가기도 하고요. 함께 방문하자거나, 모임에 참여해 보자거나,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를 함께 읽어보자 하는 등의 제안에 편견 없이 잘 따라주는 메이트죠. 저는 1인 서가의 LC4 의자를 주로 이용해요. 지금은 없어졌지만 메인홀 테이블에 있었던 주사위의자도 좋았어요. 의자가 움직이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하니 오히려 집중이 필요할 때 도움 되더라고요. 그리고 (역시 지금은 없어졌지만) 중정의 그네의자도 둘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답니다. 지금은 보다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의자와 공간으로 바뀐 것 같아요. 서가 중에 좋아하는 곳은 ‘2층 들’인데, 소설은 집에서 읽기도 해서 소전서림에 오면 그래픽노블, 장르소설, 역사, 비평서가 모여 있는 코너들이 좋더라고요.
두 분처럼 소전서림에 방문하거나 독서회에 참여하게 될 부부(혹은 커플)을 위해 '소전서림을 중심에 두는 반나절 데이트 코스'를 제안해 주시면 어떨까요?
(가람마살라) 음, 아무래도 데이트로 소전서림에 방문한다면 성수나 근처에서 식사를 한 뒤에, 투바이투 카페에서 커피를 사서 들어올 것 같아요. 서로 좋아하는 책을 보여주고 공간의 이곳저곳에 앉아보는 경험도 하는 거죠.
(그라함) 우선 이런 공간이 있고, 시간을 보내는 것 자체가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요. 저희가 소전서림에 오가면서 들렀던 근처 식당으로는 ‘국수전’(잣국수가 맛있어요), ‘길목’(고깃집이라 도서관 이용 후에 가는 게 좋아요) 등이 생각나네요. (웃음)
🤗아직 모르시는 것 같아 두 분께 일식당 소주옥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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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독서모임에 함께 참여할 부부(혹은 커플)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둘이 함께 독서모임 하면 이런 점이 가장 좋다!
(그라함) 우선 함께 참여한다는 전제 하에 운동이나 다른 기타 모임과 다른 점이라면,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잖아요. 부부라서 2인 1조처럼 보일 수 있지만 각자 생각은 다를 수 있으니까, 서로의 의견을 듣다 보면 은근히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게 되는 것 같아요.
(가람마살라) 내가 존중했던 그 사람의 첫 인상 등의 면모를 타인이 경험할 때, 잊고 있던 초반의 감정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것 같아요. 둘만의 사적인 관계를 여럿이 참여하는 공적인 모임 속에서 리프레쉬할 수 있달까요. 그리고 제 의견을 두둔해주는 타인이 있어 든든함을 느끼기도 해요. (웃음)
소전서림에서 가장 좋아하는 책을 골라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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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함) 음, 설명이 조금 어려운데요. 저는 소전서림이 와이프의 놀이터 같거든요. 이곳에 온 순간에는 와이프를 책들에게 잠시 빼앗기는 것 같단 생각이 퍼뜩 들었어요. 그래서 이 공간에 방문하는 경험을 이상의 『날개』라는 작품에 비유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골랐습니다. (하하) |
(가람마살라) 저는 마루야마 겐지의 『물의 가족』을 골랐습니다. 일본소설을 좋아해서 소전서림의 일본 작가 코너에서 이 책 저 책 들춰보면서 아름다운 문장을 찾는 걸 즐겨요. 일본 작가들이 문체에 굉장히 신경을 쓴다는 느낌이 있는데, 유미주의 소설가들의 유려한 문장들보다 마루야마 겐지의 문장이 저는 하이쿠 같기도 하고, 하나의 문단이 마치 하나의 장면(Scene)처럼 느껴져요. 그래서 책보다 영화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참 좋아합니다. 『물의 가족』은 내용만으로 봤을 땐 선정적일 수 있지만, 마루야마 겐지가 지향하는 소설적 기법이나 아름다운 문체를 확실히 느낄 수있는 작품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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ꔛ 북토크는 소전서림 연회원만 신청 가능합니다. |
《소전독서회 시즌3》 Open
8월 16일 수요일 오전 11시! 시즌 3 모집이 시작되었습니다. 매력적인 진행자들과 양서를 읽고 생각을 나누는 유쾌한 독서모임! 망설이면 금방 마감되니 지금 바로 어떤 모임이 있는지 살펴보고 재빠르게 신청해 보세요!
ꔛ 앱 > 강연&공연 예약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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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전서림 연간회원권 연장 안내
작년 8월 16일 새롭게 선보였던 소전서림 회원제 운영이 1년이 되었습니다.
문학도서관 소전서림에서 앞으로 1년간 책과 더 진한 사랑을 이어가고 싶으신 분들은
소전서림 앱을 이용해 회원제 연장을 진행해 주세요.
연간회원권 연장하는 방법
① 소전서림 앱 다운로드 후 로그인 ② 우 상단 메뉴 탭에서 ‘이용권 구매’ 클릭 ③ ‘소전서림 회원제 신청하기’ 클릭 후 결제 ꔛ 책과 사랑에 빠질 시간을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다면 ‘선물하기’ 클릭
ꔛ 소전서림 회원제 연장은 언제나 가능합니다. ꔛ 회원제 연장 1만 원 할인은 8개월 연속 방문하신 분들에게만 제공되는 혜택입니다.
회원제 가입 기간이 8개월 미만일 경우, 연장을 하더라도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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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이벤트 “당신의 바캉스에 어울리는 책을 추천해 드립니다” 기억하시나요?
구독자분들이 보내준 휴가지와 어울리는 책을 골라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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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링크를 눌러 소전 모의고사에 응시해 보세요. 총 12분께 소전서림 3시간 이용권을 선물로 드립니다!
응시 기간 : 8/16 ~ 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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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전서림
서울특별시 강남구 영동대로138길 23 B1 대관 및 협업문의 info@sojeonfdn.org기타 문의 02-542-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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